비가 오는 날이면 괜히 마음이 몽글해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지 않습니까? 특히 도심 속에서 과거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동네라면 더욱 좋습니다. 동인천은 그런 의미에서 ‘비 오는 날’이라는 조건이 더해졌을 때, 특별한 감성이 완성되는 장소입니다. 레트로한 거리, 골목 안 카페, 그리고 구수한 삼치 냄새가 풍겨오는 ‘삼치거리’까지 오늘은 비가 내려 더욱 아름다운 동인천의 우중 여행을 소개해 드립니다.
레트로 감성 속 동인천 시간여행
동인천의 매력은 세련된 도시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낡고 오래된 풍경이 이곳의 정체성을 설명합니다.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붉은 벽돌 건물과 오래된 상점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이러한 공간은 더 깊은 감성을 선사합니다. 낡은 간판 위로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젖은 아스팔트에 비친 건물들은 마치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자유공원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인 인천항과 회색빛 바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벤치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맥아더 동상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을 잠시 멈춰두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곳은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느리게 숨 쉴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괜히 추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가던 시장, 아버지와 함께 먹었던 분식집 같은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동인천은 그러한 기억을 꺼내주는 레트로한 마을입니다.
동인천 카페 탐방
동인천이 ‘감성 여행지’로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카페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인천역과 자유공원 사이 골목에는 빈티지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카페 부평양옥’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곳으로, 마당과 작은 창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비 오는 날 창가에 앉아 있으면, 잔잔하게 내리는 빗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일본풍 찻집 느낌이 나는 ‘무지카페’, 카메라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필름룸’ 등 각기 다른 분위기의 소형 카페들도 많습니다. 사람으로 붐비는 관광지와 달리, 조용히 앉아 사색하거나 친구와 느긋한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공간들입니다. 또한, 동인천의 카페들은 단지 분위기뿐 아니라 이야기도 가득합니다. 오래된 건물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실내, 주인이 직접 만든 디저트 메뉴, 손님이 남기고 간 메모 등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그 감성이 배가되어, 괜히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기분이 듭니다.
동인천 골목길 산책과 삼치거리 탐방
비 오는 날 동인천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여행이라기보다 '잠시 이 동네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자유시장 뒤편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에는 낡은 간판과 오래된 벽화, 그리고 가끔은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까지… 모든 풍경이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이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구수한 생선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바로 동인천의 명물, ‘삼치거리’입니다. 이곳은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생선구이 전문점들이 모여 있는 거리로, 비 오는 날 특히 더 매력적입니다. 지글지글 삼치 굽는 소리와 함께 젖은 거리에 퍼지는 고소한 냄새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만듭니다. 대표 가게인 ‘원조삼치식당’이나 ‘진미식당’ 같은 곳은 점심시간이면 동네 주민들뿐 아니라 일부러 찾아온 여행객들로 붐빕니다. 삼치 한 마리와 밥, 된장찌개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최고의 힐링 식사가 완성됩니다. 무엇보다 이 삼치거리는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동인천의 정서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담백하고 투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그 맛처럼, 동인천의 골목길도 그렇게 마음에 남습니다.
동인천은 ‘비’라는 날씨가 오히려 여행의 질을 높여주는 드문 도시입니다. 낡은 건물과 정겨운 골목, 따뜻한 카페, 삼치 냄새 풍기는 거리까지—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이곳에서 잠시 멈춰보시기 바랍니다.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싶으시다면, 이번 주말엔 우산 하나 들고 동인천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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